친구가 나뚜루 녹차는 별로라고 한 차례 경고했었는데, 어쩌자고 이걸 파인트로 샀는지 모르겠다. 아이스크림에서 분유의 맛을 느낄 줄은 몰랐다. 항상 맛있는 음식을 감사히 하지 않고 당연시 여긴 내게 내려진 벌 같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는 맛있는 음식에 조금 더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굳이 기록해 두는 이유는 기억을 잃은 내가 편의점에서 나뚜루 녹차 아이스크림을 고를까 봐이다. 473ml를 먹자니 정신이 아득하고, 버리자니 환경오염이다.
나는 녹차를 좋아한다. 모 카페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 이름도 녹차 프라푸 어쩌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중 가장 많이 먹는 맛도 녹차. 내가 녹차를 좋아한다고 녹차가 늘 맛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녹차의 어떤 정형화된 맛을 좋아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것을 잘 구현한 것이 하겐다즈 녹차였다. 녹차는 기본적으로 씁쓸한 맛이 나기 때문에 녹차 음료나 디저트는 적당히 단 것이 좋다. 이 적당히라는 것이 참 어렵다. 무엇으로 달게 했느냐가 문제인지는 몰라도 카페 딸기 음료만큼이나 녹차 디저트도 맛이 천차만별이다.
줄어든 아이스크림
쭈쭈바중에 제일 맛있는 건 탱크보이가 아닐까. 얼음과 배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다. (정작 과일로 먹는 배는 별로 안 좋아함) 얼마 전에 탱크보이를 사 먹었는데, 한 손에 쏙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내 손이 솥뚜껑만큼 커진 것도 아닐 텐데, 원래는 한 번에 한 개를 다 먹지 못하는 양인데도 어쩐지 섭섭함. 됐다 됐어. 미니멀리즘 실현에 있어서 차라리 잘된 일이다.(?)
그러고 보면 아이스크림은 가격이 참 안 오른다. 과자 한 봉지 500원짜리가 크기를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1200원이 될때, 아이스크림은 크기만 좀 줄었지 비교적 그대로이다. 우리 동네가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여러 개라서 그런가 바 1개당 400원꼴로 좀 저렴한 편이긴 하다. 근데 와일드바디는 인기가 너무 많아서 먹기 힘들다.
어제도 와일드바디 사러 갔는데 수박바로 위장해서 살아남은 하나밖에 없어서 하나만 사 왔다. 와일드바디 사입좀 많이 해주세요. 선생님들. 와일드바디를 찾는 좀비떼들이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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