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이야기/일하는 약사

제약영업의 고단한 현실

은겨울 2021. 12. 11.
제약영업의 고단한 현실



영업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약회사 영업직은 그중에서도 고단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회사 영업직이 힘든 이유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첫번째, 나는 누구와 일하는가?

교수님 옆에서 일하는 대학원생
연예인 옆에서 일하는 스텝



누구나 인정하는 고단한 직업이다. 공통점이 무엇인가?

공통점은 대단하신 분 옆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대단하신 분 옆에서 일하는 게 왜 힘이 드는가? 일단 대단하신 분들이 너무 대단하기 때문에 그 외 사람들 및 서포터들은 절대 을의 위치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대단하게 여기고 그것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본인의 환상과 실제와는 차이가 있고, 이걸 인정하면서 성숙해진다. 그래서 사람이 너무 칭찬만 받게 되면 제때 중2병에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사람의 인생이 중2병이 꿈꾸는 판타지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항상) 주인공, 승리자라는 의식이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 되기 쉽다. 이것이 심화되면 본인이 인정한 분류 외에는 같은 인간으로 안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갑이 되면 을은 상당히 괴롭다.

그렇다면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누구와 일하는가?



병원 교수(의사)/원장(의사)/국장(약사)이다. 기본적으로 똑똑하다는 소리 듣고 살았고, 그 중에서도 개인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병원 교수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병원 자체의 규모가 크고 그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존재이다.)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인가?

모든 인간들이 이렇다는 건 아니다. 인격자들도 존재하지만, 언제나 빌런들이 더 크게 눈에 띈다. 그리고 보통 그런 소수의 빌런들이 노동자를 퇴사로 이끈다.


 

두번째, 나는 무엇을 팔아야 하는가?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이점merit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때 사실 국내사 영업사원이 의약품의... 말하자면 '성능'에 대한 부분으로 어필하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약이라던지 특수 의약품, 혹은 대표상품의 경우에는 의약품 자체의 경쟁력이 있다. 실제로 한두 종류밖에 없어서 품절이면 난리 나는 그런 의약품도 있다.

그러나 제네릭의 경우에는 거의 무한경쟁 시장이나 다름없다. 아니, 이름부터가 <동일 성분 의약품>인데 어떻게 차별성을 둘 것이란 말인가? 동일 성분 의약품인데 알고 보니 자사 제품에만 효능이 특별한 부분이 있다거나 하면 그거야말로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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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품 자체에서 어필할 수 있는 점이 많지 않으니, 원장과의 라포형성이 중요해지고, 의약품 자체의 이점이 아닌 의사에게 줄 수 있는 이점(리베이트)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게 된다.

오늘은 제약영업의 힘든 현실의 원인에 대해 써 보았는데,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지만 영업은 그 중에서도 힘든 일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높은 연봉이나 인센티브도 좋지만 그 전에 적성에 맞는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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